향림마을 가꿈주택 골목길

20년 이상 오래된 집들이 3M 폭의 골목길을 마주하고 있다. 그마저도 경사지라 한쪽은 계단을 여러 단 올라서야 주택 마당이 보이는 곳이다. 불광 2동의 그런 골목길 중 3개의 골목이 대상이었다. 주택의 골목길 프로젝트는 경관의 개선이라기보다는 삶의 환경을 바꿔주는 것에 가깝다. 이곳의 골목길은 깨끗하지 않고 불편하여 주민들의 삶 속으로 들어오지 않고 버려지는 공간이었다. 차량이 차지하고, 쓰레기가 버려지고, 훼손된 담장과 축대는 방치되고, 높은 대문을 굳게 닫아 서로 소통되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런 이유로, 현장조사 시에도 높은 담장과 대문 너머의 주민들의 삶을 면밀히 살펴보기가 힘들었다. 계획의 우선순위는 길로서의 역할를 회복하고, 그 다음 주민들의 삶을 이웃과 공유하는 것이다. 주민들에게 길과 주택의 관계성을 이해시키며 소통하고 보여주기를 반복했다.
다가구주택
계획지의 골목엔 다가구주택이 많았다. 건축주가 거주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세입자들의 공간이었다. 다가구주택은 세입자들이 소유할 수 없는 구조이다. 세입자들은 짧게는 2년, 길게는 5-6년을 머물면서, 소유 가능한 다른 유형의 주거(단독, 다세대, 아파트 등)로 이주를 준비한다. 이곳에 살고 있는, 미래에 살게 될 주민들을 위한 골목길은 지속 가능한 보편적인 해법으로 개선되어야 했다. 
보여야 공유가 된다
담장과 대문을 낮추고 나서야 대문 안의 사정이 보인다. 계단이 높아 벽돌로 높이를 줄이고 오르내리는 할머니가 사는 집, 옆집과의 사이 담이 무너져서 방치되는 화단이 있는 집, 외부차량의 주차로 담장이 무너져 쓰레기 더미로 경계를 만들어 놓은 집, 쓰레기가 버려지는 전신주 옆집 등등.
 에필로그
내가 하는 작업의 내구연한은 어떤가?
공사가 마무리 되고 2주가 지나서 다시 찾은 골목길에서 재건축으로 10일 후에 철거예정인 주택을 만났다. 프로젝트의 시작이 2019년 겨울부터니,  1년 반넘게 진행한 일이다. 30일을 지속하자고......

• 대지위치
  • 은평구 불광2동 480-53번지 일대 
• 규모
  • 골목길 길이 162m
  • 골목길 폭 3m
  • 인접주택 27개동
• 설계기간
  • 2019.11~2021. 03
• 공사기간
  • 2021.04~2021.06